일반적으로 우리가 사용하는 IBM호환기종의 데스크 탑이나 상당수 노트북의 CPU는 CISC방식인 경우가 많다. CISC방식은 연산에 처리되는 복잡한 명령어들을 수백 개 이상 탑재하고 있는 마이크로프로세서이다. 하지만 CISC는 명령어 개수의 증가에 따라 프로세서 내부구조가 매우 복잡하게 되고 고속으로 작동되는 프로세서를 만들기가 힘든 편이다. 따라서 이런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등장한 것이 RISC CPU 이다.
CISC방식의 경우 사용되는 모든 명령어들을 내장하고 있지만 실제 주로 사용되는 명령어들은 그중 10% 이하에 불과하다. 이에 착안해서 만들어진 것이 RISC방식으로서 사용빈도가 높은 명령어들만을 내장하여 CPU를 구성하게 된다. RISC에 대해 간단히 설명하면 축약형 프로세서라고 할 수 있는데 CISC처럼 많은 수의 단순한 명령어들을 탑재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종류의 명령을 포괄해 처리할 수 있는 작은 수의 명령어만을 탑재하는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초기에는 단순히 RISC가 CISC를 간소화시킨 정도로 보기도 했지만 RISC방식으로 CISC에서 처리할 수 있는 기능들을 모두 처리할 수 있게 됨에 따라 RISC 방식이 점차 주목받게 되었다. RISC방식은 명령어 수를 줄이는 대신 CPU 내부 캐쉬, 수퍼스칼라, 파이프 라이닝, 비순차 명령 실행, 레지스터 개수 증가 등 CPU 의 근본적인 기능을 향상시켜 CISC에 비해 월등히 높은 처리 속도를 가질 수 있게 되었다.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CPU 들중에서 인텔의 x86 계열 CPU 와 AMD의 인텔 호환 CPU 등은 CISC방식으로, 애플의 PowerPC 등은 RISC 방식으로 분류할 수 있다. 개인용 컴퓨터에서 사용되는 CPU 중 대표적인 RISC 방식이라고 할 수 있는 PowerPC(Power Optimized with Enhanced RISC PC)는 애플과 IBM 그리고 모토로라가 합작해서 만든 CPU 이다. 이 PowerPC 의 경우 CISC 방식인 인텔의 x86 CPU 와 비교하면 같은 클럭에서 수배 이상의 처리속도를 보여주고 있다. 이런 빠른 속도 때문에 워크스테이션이나 대형 서버 같은 컴퓨터들은 대부분 RISC 방식의 CPU를 사용하고 있다.
RISC 의 장점들이 많아 이런 점을 설명하다보니 CISC는 무조건 비효율적인 방식이라고 보기 쉽지만 그런 것은 아니다. CISC는 수백 개의 명령어를 내장함에 따라 이 명령어들을 이용해 프로그램을 짜기가 보다 편리하고 CPU를 좀 더 복잡하고 세밀하게 다룰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하위호환성을 갖게 되고 다양한 환경에서도 제 성능을 발휘할 수 있다.